[동아일보] 성기라, 아시아에선 적수 없다… 여자 주짓수 ‘기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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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한주짓수회
댓글 0건 조회 3,505회 작성일 18-08-1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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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all/20180808/91417101/1

62kg급 자타공인 최강 21세 성기라

아시아경기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마셜아츠 주짓수 국가대표로 선발된 성기라가 국제대회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펼쳐 보이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6일 오전 훈련에서 남자 선수의 팔꿈치에 맞아 눈 주변에 상처를 입었다는 성기라는 하루 5시간 가까이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아시아경기 무대서 정말로 ‘빛나는 별’이 되고 싶어요(웃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마셜아츠(주짓수)에 최근 국가대표로 선발된 성기라(21·서래주짓수)는 그동안 국제대회를 누비며 목에 건 메달 한 꾸러미를 보여주며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열린 각종 국제대회에 나가 자신보다 체구가 큰 서양 선수들을 상대로 ‘한국의 위상’을 알려온 자타 공인 국내 ‘주짓수 최강자’인 그는 아시아경기에서 62kg 체급에 출전할 예정이다.

주짓수에 발을 들인 지 5년. 성기라가 주짓수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고1 때 ‘다이어트를 위해 친구들과 복싱 체육관을 찾았다가’다. 주짓수를 같이 하는 관장의 ‘주짓수를 해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꾐에 넘어갔다. 그는 “복싱은 치고받는 운동인데 맞는 게 너무 싫었다. 근사한 도복을 입고 안 때리고 안 맞는 주짓수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국내에서 딱 세 번 져봤어요. 생애 첫 경기와 이후 두 번의 판정패였어요. 이후 실력을 더 키워 설욕했어요.”

국내 무대, 더 넓게 아시아에서는 성기라를 대적할 상대가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 체급의 동양인 치고는 장신인 167cm의 키에 힘이 좋은 성기라는 상대를 끊임없이 조르며 진을 빼놓는다. 그를 지도하는 권혁일 서래주짓수 관장은 “여자 선수 중 압박 스타일로 경기를 푸는 선수가 드문데 능수능란하게 상대를 압박해 들어가며 당황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성기라의 경기 모습. 일반 여자 선수들과 달리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해 들어가며 당황하게 하는 게 성기라의 장점으로 꼽힌다. 사진 출처 성기라 인스타그램
지난해 1월부터는 시야를 국제무대로 돌렸다. 나태해지기 싫어서다. 자신보다 크고 무거운 세계무대의 실력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남자 선수들과 하루 5시간 전후의 단내 나는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월드 프로 주짓수 대회에서 1위, 올해 1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러피안 국제브라질리안주짓수협회(IBJJF) 주짓수 오픈에서 1위에 올랐다. 출전 대회마다 꾸준히 3위 안에 들며 세계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입증했다.

아시아경기에서의 목표 또한 ‘금메달’이다. “아시아 선수에게 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서양인 체구에 가까운 카자흐스탄 출신 타 종목 선수들이 주짓수로 전향해 성기라에게 도전한다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그는 덤덤히 “자신 있다”고 말했다.


“감량이 힘들 땐 그냥 70kg급에 나가 더 힘 좋고 무거운 선수들도 상대하며 우승도 맛봤어요. 아무래도 그때 그 선수들보다는 가벼울 테니까요(웃음)….”

주짓수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의 별명은 ‘기라성님’이다. 그의 이름 성기라(成基羅)를 영어식으로 성과 이름 순서를 바꿔 부르면 기라성이 된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뜻하는 기라성(綺羅星)과 발음이 같다. 아직 20대 초반이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뒤로 물러서지 않고 상대에게 다가서며 압박하는 그의 경기 스타일에 매료돼 팬들은 ‘님’이라는 존칭까지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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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성님으로 불리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주짓수를 시작한 뒤부터 가족의 반대에 부닥쳤다. 훈련이 없는 날엔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훈련비, 대회 출전비를 직접 벌기도 했다. 그래도 끈을 놓지 않았다. 이길 때마다 동기부여가 됐고 다음 경기에서 또 이기고 싶어서다.

“아시아경기 ‘국가대표’가 됐다고 하니 어머니가 제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돼주셨어요. 용돈도 많이 주시고(웃음). 이전에는 주변에 제가 뭐 하는 사람인지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국가대표라 하면 다 알아들어 좋고요. 그 이름값에 걸맞게 좋은 성적 거두겠습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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